금융권, 이번엔 계약직 ‘자르기’ _가르카 내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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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작년 말 일제히 희망퇴직을 시행한 가운데 이번에는 계약직 등이 `감원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2금융권의 경우 고용불안은 더욱 심각하다. 자금경색으로 인한 영업부진 등으로 캐피탈업계 등이 잇따라 조직 규모를 축소하면서 영업 직원을 중심으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경영환경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 금융권 구조조정 작업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 은행권 이번에는 계약직 `칼바람'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영업점 내부통제 업무를 담당하는 계약직 직원 457명에 대해 계약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사실상 해고 통지인 셈이다. 이들은 은행 점포의 사고예방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었다. 지난 2005년 국민은행이 대규모 명예퇴직(2천198명)을 단행한 뒤 재취업 차원에서 명퇴자 가운데 일부를 고용했으며 연봉은 2천400만 원 선이었다. 은행 업무 경력이 있는 이들에게 정규직보다 비교적 훨씬 적은 인건비로 1천여 개가 넘는 지점의 검사 업무 등을 맡겨 은행으로서는 고용 창출과 업무의 투명성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이들은 은행 구조조정 대상의 1순위가 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작년부터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 피크제가 시행돼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정규직 직원들을 내부통제 업무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계약직 직원들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올 연말까지 은행을 차례로 떠나게 된다. 은행 측은 이들에게 KB신용정보 등 다른 자회사에 재취업할 기회를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해고 통보를 받은 한 직원은 "요즘처럼 펀드 불완전 판매 예방이 중요한 시기에 저임금 계약직을 내쫓는 것은 기업경영 윤리에도 맞지 않고 은행 구조조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인터넷 포털 `다음'에 카페를 개설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은행권은 작년 연말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약 1천300여 명을 퇴직시킨 바 있다. A은행의 경우 원하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한꺼번에 많은 퇴직금을 주고 퇴직시키는 희망퇴직 대신 일종의 변형된 희망퇴직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업무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근무 태도가 좋지 않은 직원 또는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른 업종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훈련 기간과 소정의 급여를 제공한 뒤 퇴직시키는 방안이다. 이 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근무 태도가 좋지 않거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직원들은 다른 직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현장에서 빼주는 것이 오히려 (은행 전체를 볼 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2금융권 구조조정 소용돌이 제2금융권 직원들이 겪는 고용불안은 은행원들과 비교하면 더욱 크다.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조직 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캐피탈업계 2위인 대우캐피탈은 지난달 11일부터 16일까지 희망퇴직을 시행한 결과, 전체 직원의 20%에 육박하는 150명이 신청했다. 이 회사는 올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업점 4개를 줄이고 팀도 23개에서 7개로 축소했다. 금호그룹 계열사인 금호오토리스는 자동차 할부금융이 위축됨에 따라 전체 직원 30여명 가운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해 절반 정도가 작년말 회사를 떠났다. 두산캐피탈도 비정규직을 포함해 약 200명인 직원 가운데 일부를 감축하기로 하고 희망퇴직을 추진 중이다. 사정이 그나마 괜찮은 카드사 직원들도 구조조정의 한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근속연수 2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전체 직원(3천200명)의 15%에 달하는 488명이 회사를 떠났다. 비씨카드는 이달 들어 27부, 46팀, 22영업점인 기존 조직을 23부, 1연구소, 39팀, 14영업점으로 슬림화했다. 저축은행들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직원의 10%인 30명 정도가 희망퇴직을 신청한 상태이며 계열사인 부산솔로몬과 경기솔로몬도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자금줄이 말라버린 대부업체들은 중형사를 중심으로 영업직원들을 줄이고 있다. 대부업계의 한 관계자는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통해 조달하던 자금줄이 말라 대부업체도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형사를 중심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인력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