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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1월17일 오후. 강서구의 한 아파트 승강기에서 시비가 붙었다. 오모(61·여)씨가 자신의 애완견을 데리고 탔다가 김모(39)씨가 이를 항의하면서 말다툼이 시작된 것이다.

아기를 안고 부인과 함께 승강기에 탄 김씨는 강아지를 풀어놓았다며 오씨에게 항의를 했다. 결국 김씨는 화를 참지 못하고 오씨가 안고 있던 강아지의 머리를 때렸다. 오씨는 강아지를 때리지 말라며 손을 휘둘렀다.

부인과 아기가 승강기에서 먼저 내리자 김씨는 오씨의 목을 밀치고 다시 강아지를 때렸다. 김씨가 또다시 강아지를 때리자 오씨는 강아지를 안은 채 오른손으로 김씨의 얼굴을 밀고 손을 휘두르며 저항했다.

결국 오씨와 김씨는 상대방의 폭행에 상처를 입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두 사람 모두에게 폭행 사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상해 혐의를 적용해 오씨(벌금 70만원)와 김씨(벌금 100만원)를 각각 약식기소했다.

김씨는 이 처분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오씨는 검찰의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김씨가 강아지와 자신을 때리는 것을 막고자 정당한 방어를 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런 오씨의 주장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형법 21조에는 정당방위에 대해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남수진 판사는 "오씨가 김씨의 얼굴을 민 것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김씨가 강아지를 수차례 폭행하는 상황에서 오씨의 행동은 소극적 방어행위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 관계자는 "정당방위는 자신의 신체뿐 아니라 재산을 방어하고자 막아서는 것으로도 인정된다"며 "법적으로 애완견은 재산으로 볼 수 있어 애완견 폭행을 막은 행위도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는 재판에서 "오씨가 때려 목이 돌아갔다"고 주장했지만, 남 판사는 당시 승강기 폐쇄회로(CC)TV 영상을 근거로 "오씨의 손이 김씨의 얼굴에 근접한 직후 고개가 돌아가지 않았고 김씨가 양손으로 오씨를 막아섰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