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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태풍 '바비'가 소멸한 지 하루만인 지난 28일, 9호 태풍 '마이삭'이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했습니다. '바비'가 서해상을 통과하면서 한반도에 강풍을 몰고 왔다면 '마이삭'은 경남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매우 많은 비를 뿌릴 전망입니다.


태풍 '마이삭'은 현재(31일)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까지 북상했습니다. 9월의 첫날인 내일(1일) 오키나와 서쪽 해상을 통과한 뒤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근접해오겠습니다. 수요일인 모레(2일) 제주 서귀포 남쪽 해상까지 진입하고 목요일(3일) 새벽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전망인데요. 이후 태풍은 동해안으로 빠져나가겠습니다.

■'바비'보다 강력, 진로는 '루사' '매미'와 유사

기상청은 북서쪽 건조 공기와 일본 남쪽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여부에 따라 진로가 다소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륙이 예상되는 만큼 8호 태풍 '바비'보다 더 큰 비바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기상청은 강조했습니다.

진로만 보면 2002년과 2003년에 남해안에 상륙해 큰 피해를 준 태풍 '루사'나 '매미'와 비슷합니다. 또 현재보다 경로가 동쪽으로 치우쳐 남해안에 상륙하지 않고 해상으로 통과하면 2016년 10월 태풍 '차바'와 유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2002년 '루사'는 강릉지역에 일 강수량 870.5mm라는 엄청난 비를 퍼부었습니다. 2003년 '매미'는 비보다는 '바람 태풍'이었는데 제주도에서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60m(시속 216km)에 이르는 기록이 나왔습니다. '루사'와 '매미' 모두 태풍이 몰고 온 비와 바람으로는 극값 1위였습니다.

■발생 사흘 만에 '매우 강'한 태풍으로, 전국 영향권

이번 태풍 '마이삭' 역시 심상치 않습니다. 30도를 웃도는 고수온 해역을 지나며 발생 사흘만인 오늘 밤에는 '매우 강' 등급의 태풍으로 발달하겠습니다. 우리나라로 접근할 때도 세력이 크게 약해지지 않겠고 상륙 전후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은 초속 40m(시속 144km) 안팎을 유지하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습니다.


내일 제주와 전남 해안을 시작으로 모레는 전국으로 비가 확대되겠고 목요일까지 이어지겠습니다. 특히 태풍의 진로와 가까운 제주와 영남, 강원 영동지역에 매우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겠습니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과 영남 동해안, 제주 산간을 중심으로 최대 400mm 이상, 그 밖의 영남지방과 제주 해안은 100~300, 수도권과 경북, 충북 등 그 밖의 지역은 50에서 최대 200mm입니다.

바람도 만만치 않습니다. 내일 밤 제주를 시작으로 남부와 강원 영동지역엔 순간적으로 시속 72~144km(초속 20~40m)에 이르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습니다. 특히 태풍과 가까운 제주도와 영남 해안에는 시속 108~180km(초속 30~5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예보돼 건설 현장이나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번 태풍은 강풍반경이 300km를 넘나들기 때문에 태풍의 '위험반원'인 오른쪽이 아니더라도 안심해선 안 됩니다.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강한 비와 바람이 예상됩니다.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목요일 밤까지 비바람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바다의 물결도 높아져 내일 제주 남쪽 먼바다를 시작으로 남해상과 동해상에는 최고 12m의 매우 높은 파도가 일겠습니다. 특히 이번 태풍 기간에는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는 '대조기'가 겹칩니다. 제주도와 남해안, 영남 해안에는 폭풍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동해안에서도 너울이 방파제를 넘을 가능성이 크겠습니다.

■고수온 바다에서 빠르게 북상, '태풍 길' 열렸나?

지난 태풍 '바비'와 이번 태풍은 비교적 위도가 높은, 북위 20도 부근에서 발생해 급격하게 강해진 뒤 우리나라로 향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해수면 온도가 30도 이상으로 높은, 고수온 영역이 일본 남쪽의 해상까지 분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해수면 온도 분포
지난해를 돌이켜볼까요? 10월 3일 개천절까지 태풍의 영향을 받았을 정도로 늦게까지 가을 태풍이 이어졌는데요. 당시에는 일본 남쪽 해상의 뜨거운 바닷물이 계속 식지 않으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완전히 수축하지 않았습니다. 예년 같으면 일본으로 향했을 태풍들이 우리나라로 줄지어 왔는데, 이는 늦가을까지 '태풍의 길'이 한반도로 열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반대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비실비실' 제대로 힘을 못 쓰는 게 문제입니다. 태풍의 진로를 결정할 만큼 강력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부재'한 상황에서 8호 태풍 '바비'는 거의 직진하듯 서해상을 통과했고 연이어 9호 태풍 '마이삭'까지 우리나라에 상륙하게 됐습니다. 역시 태풍의 길이 열려버린 상황인 겁니다.

■9호 태풍 이어 10호 태풍 '하이선'까지?

태풍 발생 해역에선 대류 활동도 활발한 상황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타이완 부근 해상에 있는 태풍 '마이삭' 오른쪽에,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한 또 다른 구름대가 보이시나요? 이번 태풍과 상호작용 등 아직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10호 태풍 '하이선'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습니다.


지난해(2019년) 태풍 7개의 영향을 받은 데 이어 올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이례적인 기압 배치로 우리는 이미 54일의 장마를 겪었습니다. 동시에 '태풍의 길'이 열려 있고 바다는 한여름 때보다 뜨겁습니다. 기상청이 예측하는 바로는 앞으로 가을 태풍 1~2개의 영향을 더 받겠다고 하는데,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금세기 말 한반도 영향 태풍 2배 증가

연간 필리핀 부근 북서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의 숫자는 지난 30년 동안 평균 25.6개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3.1개, 그러니까 3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데요. 최근 10년 통계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태풍 발생 자체는 25.2개로 큰 변화 없이, 오히려 평년값보다 다소 줄어든 경향이 나타났지만,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3.9개로 증가한 겁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기후변화가 계속될 경우 2100년쯤엔 7개 이상으로 지금보다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매년 2019년 만큼 많은 태풍을 겪어야 한다는 뜻인데, 원인은 급속한 온난화에 있습니다.


현재는 필리핀 부근에 태풍 발생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타이완 동쪽 해상으로 태풍 발생 구역이 더 북상하면서 한반도로 올라오는 태풍이 그만큼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폭염이 심해지면서 바다의 고수온 영역도 확장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북서 태평양의 따뜻한 해역인 '웜풀'의 확장과 함께 중위도 해수면 온도가 급상승하고 태풍을 만드는 대류 현상이 강화되는 겁니다.

이번 태풍도 마찬가지입니다. 비교적 고위도에서 발생해 빠르게 북상하기 때문에 피해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이 없습니다. 기나긴 장마에 이어 연이은 태풍 피해가 없도록 지금부터라도 꼭 '대비'와 '대피'를 서둘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