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해상서 해경 응급헬기 추락…1명 사망·3명 실종_슬롯 전송_krvip

가거도 해상서 해경 응급헬기 추락…1명 사망·3명 실종_포커 카드 배달원_krvip

악천후 속에 섬 지역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착륙을 시도하던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헬기가 바다에 추락했다.

해경과 해군은 경비함정, 조명탄, 어선 등을 총동원해 수색·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 짙은 해무 회항하다가 추락한 듯

13일 오후 8시 27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방파제 남쪽 인근 해상에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 B-511 헬기가 추락했다.

헬기에는 최승호(52) 경위, 백동흠(46) 경위 등 조종사 2명, 응급구조사 장용훈(29) 순경, 정비사 박근수(29) 경장 등 4명이 탑승했다.

박 경장은 이날 오후 10시 40분께 사고해역에서 구조됐으나 1시간여 만에 숨졌다.

이에 앞서 헬기 문짝 등 잔해 일부와 탑승자 것으로 보이는 신발, 가방 등이 발견됐다.

헬기는 가거도 보건지소에서 A군(7)이 맹장염 증세를 보여 약을 처방했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보건의로부터 응급환자 이송 요청을 받고 이동 중이었다.

헬기는 이날 오후 7시 40분께 목포에서 이륙했다가 방파제 쪽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거도 주민 임세국씨는 "공무원들이 방파제에서 손전등을 들고 착륙을 유도했는데 짙은 해무로 불빛을 보지 못했는지 회항했다"며 "5초 정도 지날 즈음에 헬기 충돌방지등 불빛이 바다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응급환자 A군은 어머니, 교사, 간호사와 함께 어선을 통해 해군 3함대 함정으로 인계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 함정 등 34척, 항공기 8대, 조명탄 동원…수색 총력

현장에서는 목포해양경비안전서 305함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14일 0시 현재 해경 함정 13척, 해군 함정 8척이 사고 현장으로 이동 중이며 민간어선 12척, 항공기 8대도 동원됐다고 국민안전처는 전했다.

어민들은 안전 등을 우려해 자정이 넘어서면서 철수했으며 날이 밝는 대로 수색 지원을 재개하기로 했다.

해군은 유도탄 고속함인 '한문식함'과 초계함인 '부천함'을 이동하도록 하고 현장 조명 지원을 위해 P-3C도 출격시켰다.

해군은 또 수중 탐색과 구조를 위해 진해 군항에 대기 중인 잠수함 구조함 '청해진함'과 소해함인 '강진함'을 긴급 출항시킬 방침이다.

◇ 세월호 참사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했던 '그 헬기'

B-511 헬기는 구조장비를 장착한 헬기를 지칭하는 팬더(Panther) 기종이다.

8인승으로 제원은 기체 길이 13.7m, 폭 3.3m, 높이 4.1m이다.

한번 연료 충전으로 평균 3시간 안팎의 운항이 가능한 회전익 헬기다.

팬더 헬기는 해경이 프랑스 유로콥터사에서 도입한 주력 헬기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항공단이 창설 당시부터 보유한 러시아제 카모프(Kamov)보다 상대적으로 최신기종이다.

야간 항법장비, 자동비행장치(AFCS), 전자동엔진조종장비(DECU), 응급의료장비(EMS), 헬기탐색구조장비(SAR-DF), 비행기록장비(FDR/CVR)와 인명구조인양기(Rescue Hoist) 등을 탑재하고 있다.

서해해경은 12인승 카모프와 B-511 등 2대를 보유하고 있다.

B-511은 최고 시속이 320km로 러시아제보다 100km 빨라 지난 2005년 9월 도입된 이후 응급환자 이송 등 생명 파수꾼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번 사고가 난 B-511 헬기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맹골수로 해역에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구조작업을 벌인 헬기로 알려졌다.

이 헬기는 이날 사고 전인 낮 12시 53분께도 다른 대원들이 신안군 가거도 북서쪽 33km 해상에서 부상당한 해양조사선 선원을 구조하기도 했다.

◇ 가족·동료·가거도 주민 '애타는 기다림'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에는 실종자의 가족 일부가 찾아와 구조 소식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목포해양경비안전서에서는 동료들이 친 형·동생과도 같았던 실종자들의 생환을 바라며 구조 상황에 귀를 기다리고 있다.

응급환자의 생명줄과도 같았던 헬기 추락 사고에 가거도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죄책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가거도 주민 임모씨는 "4명이나 탄 헬기가 추락했다니 이제 해경 헬기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망설여지게 됐다"며 "내가 죄를 지은 것 같은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인구 500명가량의 가거도는 목포에서 4시간 30분 동안 쾌속선을 타야 닿을 수 있는 곳으로 섬 지역 응급의료 전용헬기인 닥터헬기에 조차 외면 받아왔다.

이 탓에 2013년 22명, 지난해 25명이었던 가거도 응급환자 가운데 70~80%는 해경 헬기가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