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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미국의 정부부채 상한 증액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디폴트 위기가 해소되자 국제 금융시장은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재정 긴축에 따른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속에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스페인 국가부도 위기까지 심화했으며 6일에는 급기야 미국 신용등급이 사상 처음으로 강등되는 등 정책 당국자와 시장 관계자들은 충격의 일주일을 보내야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일주일간 국제 금융시장이 '패닉'까지는 아니어도 자동차 불빛에 얼어붙은 사슴처럼 돌발상황에 넋을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형국이었다면서 미 부채협상 타결부터 증시 폭락까지의 상황을 돌아봤다. ▲1일(월요일), 부채협상 타결 기대감 무위로 = 미국 부채협상 타결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일 증시가 하락해 불길한 전조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협상 타결보다는 재정지출 축소로 더블딥 가능성이 커졌다는 데 주목했다. 부진한 제조업지수와 유럽시장 약세도 매도심리를 자극했다. ▲2일(화요일), 유로존 위기 부각 =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조달금리가 6%를 넘어 유로화 도입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경우 조달금리가 7%를 돌파하자 버티지 못하고 구제금융에 손을 벌렸다. 또다시 더 큰 규모의 구제금융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펀드매니저들이 위험자산을 처분하고 안전자산 확보에 나서면서 독일 국채와 스위스 프랑, 금, 엔 수요가 몰렸다. 독일과 프랑스의 국채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는 역대 최고로 벌어졌다. ▲3일(수요일), 위기 고조 = 유럽연합(EU)과 각국의 반응은 도리어 시장의 불안을 부채질했다. 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이 위기에 체계적으로 대처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투자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탈리아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야당 지도자 피에르 루이기 베르사니는 "총리와 나, 둘 중 한 사람은 어디 다른 별에 있다."고 말해 만연한 불신을 드러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프랑화 가치 급등에 대항해 제로금리에 가깝게 금리를 인하하고 프랑화를 대거 풀겠다고 발표했다. ▲4일(목요일), 주가 폭락 시작 = 일본 중앙은행은 엔-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자 시장에 개입했으나 시장개입은 유럽 위기가 부각되면서 빛이 바랬다.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불과 2주 전 합의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적절한 규모를 재평가해 달라고 회원국에 요청했다. 은행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단기자금이 고갈되는 징후가 나타나자 월스트리트는 이번 장세를 2008년 리먼 파산 때와 비교하기에 이르렀다. 추가 양적 완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퍼졌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대상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가 배제된 것으로 알려지자 시장의 실망감이 깊어졌다. 채권시장의 팔자 세는 뉴욕증시에 직격타를 날려 이날 S&P 지수는 리먼 사태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다우지수는 500 넘게 빠졌다. 매도물량이 워낙 빠르게 쌓이는 탓에 전산망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5일(금요일), 투자자 실낱같은 기대는… = 이날 아시아 증시는 '검은 금요일'을 맞았고 유럽 증시도 폭락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됐지만, 유럽 시장을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한 채권투자 전문가는 "플랜 A는 ECB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유동성을 주입하는 것인데 이럴 가능성은 희박하고 플랜 B는 미국에서 지금까지 했던 대로, 정치인들이 나서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위기를 고조시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시장보다 더 의지가 강하다"고 한 가닥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