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새 정부, 국내 현안 ‘첩첩산중’_돈 버는 메시지_krvip

그리스 새 정부, 국내 현안 ‘첩첩산중’_리버스 롤러코스터 베토 카레로_krvip

그리스가 두차례 총선을 치른 끝에 20일(현지시간) 정부 구성에 성공했지만 정국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은 내부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구성을 이끈 지지율 1위(29.66%)의 신민당은 의석 300석 가운데 129석을 차지했고 3위인 사회당(33석)과 민주좌파(17석) 등과 연합해 179석을 확보했지만 제2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반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자는 이날 정부가 구성돼 신민당의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취임한 장면을 두고 "긴축 재정의 수렁으로 몰아간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지난 총선에서 26.89%의 지지율로 71석을 확보한 시리자는 지난 두달간 그리스 정국의 혼란을 일으킨 '주범'으로 그리스 안팎, 특히 외국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 시리자는 '제대로 된 유럽연합(EU)'를 추구한다고 밝히며 "북유럽이 남유럽을 식민지화한다"거나 "독일을 살찌우는 구제금융 상환을 멈춰야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런 주장은 과반이 실직자인 그리스 젊은 층과 연금 삭감으로 고통받는 노령 연금 수혜자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공공부문에서 실직한 50여만명에게 공감대가 확산돼 지지는 그대로 투표로 이어졌다고 그리스 언론은 분석했다. 이렇게 버티는 시리자는 새 정부의 첫 정책에서부터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이미 상당부문 감축한 공공부문 인력을 2015년까지 15만명 더 줄여야 하고, 의료 부문 지출은 종전 국내총생산(GDP)대비 1.9%에서 1.3%로 낮춰야 한다. 쏟아진 실업자와 수입이 반 토막이 나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이라는 비명을 지르는 그리스인에 더 깊게 칼날을 들이대야 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긴축 재정이 이뤄지면 실업자와 연금 수령자들은 곧바로 시리자가 이끄는 시위대로 바뀌어 아테네 한복판의 의회 의사당을 점령할 판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정부 구성 직전인 이날 오전 "이 정부가 오래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무너지면 다음은 우리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앞서 총선 개표가 채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시리자는 "강력한 야당이 되겠다"고 발표했고,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역사와 국민이 여당이 옳은지, 우리가 옳은지 심판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한편 연립정부의 '과반'에 '안정' 수식어를 덧붙여준 민주좌파에 대해서도 공산당은 "좌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우파 정당과 손잡은 것은 국민에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비난해 민주좌파 지지자들을 흔들었다. 현지 언론은 이런 정국 상황을 두고 새로 출범한 '사마라스 호'가 10년간 천신만고 끝에 귀향한 오디세우스와 같은 운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