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중인 차에서 하차…끔찍” 배우가 지적한 영화 촬영장 ‘안전 불감증’_공식 블라인드 포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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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은 끔찍한 경험에 대해 털어놓으려고 합니다."

영화배우 윤지혜 씨가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주연배우로 출연한 영화 '호흡'의 감독을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오는 19일 개봉을 앞둔 영화 '호흡'은 아이를 납치한 정주(윤지혜 분)와 납치된 그 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로 소개됩니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제작한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과 제3회 마카오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윤 씨에 따르면, '호흡'의 제작비는 7천만 원 정도. 고정 스태프 없이 '도와준다'는 개념의 스태프들이 현장을 오가며 영화 제작이 진행됐습니다.

윤 씨는 기본적인 안전조차 지켜지지 않았던 제작 과정을 비판했습니다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고, 요란한 경적 소리를 내며 저를 피해 가는 택시는 저를 미친 X로 생각했겠지요.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한 뒤 정처 없이 여기저기 도망 다니며 이것 또한 재밌는 추억이 될 듯 머쓱하게 서로 눈치만 보며 멀뚱거리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영화배우 윤지혜 씨 인스타그램
또,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밝은 현장'으로 마케팅되고 있는 것에서도 속상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뒤통수 맞은 기분... 어떻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마음이 힘드니 실없이 장난치며 웃었던 표정을 포착해 현장이 밝았다니.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상 몇 개 받으면 걸작이냐"

영화계 "교육기관 제작 영화에서 비일비재한 일"

영화계 관계자들은 윤 씨의 폭로에 대해 교육기관이 제작하는 영화에서 비일비재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안병호 위원장은 "이러한 영화들은 예산이 적다는 핑계로, 닥치는 대로 촬영 일정을 소화하는 것에 급급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안 위원장은 "요즘 보통의 영화들은 제작이 진행되기 전 근로 계약서를 쓰고, 촬영 전에 안전교육, 성희롱 예방 교육들을 진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만 한국영화아카데미 등의 교육기관 영화는 교육의 하나로 간다는 미명아래 이런 시스템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KAFA(한국영화아카데미) 입장문
이에 대해 한국영화아카데미 측은 어젯밤(16일) 입장문을 통해 윤지혜의 폭로에 유감을 표하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문제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는 "2017년 당시 제작된 실습작품인 영화 '호흡'이 극장 개봉을 앞둔 시점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되어 매우 안타깝다"며 "주연을 맡은 윤지혜 배우가 SNS를 통해 촬영 당시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밝힌 것에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직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촬영 현장에서 준법 촬영과 안전 확보의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호흡' 촬영 현장에서 윤지혜 배우가 지적한 것처럼 불안함과 불편함을 발생시킨 일에 대해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촬영 당시 문제점들을 상세히 되짚어보겠다"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