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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식물로 고유 자생식물 설 자리 잃어 _불안정_krvip

이규원 아나운서 :

서양 등골나물과 돼지풀 등 귀화식물들도 최근에 급속도로 번지면서 고유의 자생식물들도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배종호 기자가 전합니다.


배종호 기자 :

서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남산입니다. 바로 이곳 한가운데 버젓이 터를 잡고 있는 이 식물은 서양 등골나물입니다. 이름이 말해주듯 외국에서 들어온 귀화식물입니다. 번식력이 강한 이 식물이 최근에는 숲속 안방까지 찾아오면서 애기나리 등 우리 식물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전의식 (한국식물연구 회장) :

지난 80년에 조사할 때는 남산에 이 식물이 한 두건 밖에 없었는데 10년 사이에 급격히 퍼져서 남산에 거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더욱이 숲속까지 들어와 있어서 큰 걱정이 됩니다.


배종호 기자 :

서양 등골나물이 재래식물의 터를 빼앗고 기승을 부리기는 남산뿐만 아니라 이곳 올림픽 공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양 등골 나물은 현재 이곳 외에도 인왕산과 도봉산 등 서울의 대부분의 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기도 지역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50년대 미군의 군홧발에 묻어 들어왔다고 해서 속칭 양키풀이라고 불리는 큰 돼지 풀입니다. 역시 외국에서 들어온 귀화식물입니다. 꽃가루 병을 일으키는 등 무서운 독초로 알려진 이 식물도 서울 이북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자리공의 군락입니다. 이곳 울산 남구공단처럼 환경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오히려 번성하기도 하는 이 식물 역시 귀화식물입니다. 이처럼 최근 전국 곳곳에서 판을 치고 있는 귀화식물은 150여종, 10년 사이에 무려 50%나 늘어난 숫자입니다.


임양재 (환경생태 학자) :

70년대 이후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로 자연이 파괴됐기 때문에 자생종들이 쫓겨나고 외국에서 들어온 종이 그 자리를 메워서 많아진 겁니다.


배종호 기자 :

문제는 환경파괴로 번성하기 시작한 이러한 귀화식물들로 재래식물들이 잠식당하면서 전체 생태계가 크게 흔들린다는데 있습니다.


임양재 (환경생태 학자) :

자생식물이 줄게 되면 그걸 먹이로 하는 곤충이나 새가 줄게 되고 또 따라서 생태계 전체에 변화를 가져와서 생태의 조절능력을 파괴할 우려가 있습니다.


배종호 기자 :

무분별한 환경 파괴 틈을 비집고 들어와 이제는 우리강산 곳곳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귀화식물. 만약 귀화식물이 지금 같은 추세로 계속 번성해 나간다면 결국 우리들의 생존마저 크게 위협받을 것입니다.

KBS 뉴스 배종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