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없었다면 물가 0% 수준…디플레 우려 커져_돈을 버는 꿈의 의미_krvip

담뱃값 인상 없었다면 물가 0% 수준…디플레 우려 커져_루아 마리아 아라우호 카지노_krvip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는 등 저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들어 세계 물가 상승률도 매우 낮게 유지지면서 경제 개방도가 높은 한국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는 가격 하락 품목이 석유류와 농산물뿐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유가로 인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 주저앉은 소비자물가…담뱃값 인상효과 빼면 0.22%

3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8% 올라 두달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달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년 10월 0.9%를 기록한 이후 13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12월 0.8%로 주저앉은 후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담뱃값 2천원 인상 효과(0.58%포인트)가 없었다면 지난 1월 물가상승률은 0.22%(0.8-0.58%)에 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휘발유(-20.0%), 경유(-21.6%), LPG(-21.0%, 자동차용) 등 석유류의 내림세가 큰 것으로 나타나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물가하락 압력이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도시가스 가격이 6.1% 떨어져 전기·수도·가스가 2.6% 하락한 것도 물가상승률을 상당 부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농축산물 가운데서도 양파(-29.2%)와 감(-26.9%), 배추(-22.1%)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대폭 떨어지면서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세계 물가상승률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한국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날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물가상승률이 1%보다 낮으면서 디스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에 빠진 국가가 선진국 33개국 중 82%(27개국)에 달하고 있어 글로벌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이같은 현상에 작용하는 저유가·저성장·기대심리 하락 세가지 요인에서 한국 경제도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지난해 말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1년 대비 3.2%포인트 하락하는 등 세계 물가에 비해서도 크게 하락했으며, 최근 3년 평균 성장률은 2.8%에 그치는 등 성장세 하락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저하가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정부 "디플레이션으로 보기 어려워" 강조

이에 대해 정부와 한국은행은 아직 디플레이션을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손웅기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1월엔 석유류 등 원자재와 농산물 등 공급자 측 요인이 컸다. 근원물가가 2%대를 회복한 것만 봐도 수요 측면의 물가는 나쁘다고 할 수 없다"며 "디플레이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특히 저유가로 인한 공급 가격 하락요인이 컸을 뿐 실제 소비 자체는 걱정할 만큼 위축된 상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 역시 "가격 하락 품목이 석유류와 농산물 정도"라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도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진입 우려를 본격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일본·유로존 등의 디플레 사례에서 나타난 극심한 수요 부진이 예견되지 않는데다,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제조업 공동화 문제도 주요국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디플레는 주로 수요가 부진할 때 발생하는데, 유가하락으로 물가가 낮아지면 민간의 실질 구매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우려가 전혀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지금 현재 디플레로 가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 전문가, 디플레 판단에는 신중…"가능성 열고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진입하고 있는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우려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정부가 대비에 나서야 할 때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물가상승률이 예상했던 목표치보다 낮은 수준의 행보를 보이면서 저물가가 계속되고 있다. 분명히 위험한 징조"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6%를 기록한 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실장은 "2.6%가 아주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저치"라며 "리스크를 주의깊게 봐야 하는 시점에 왔다. 정부가 '디플레이션이다, 아니다'를 말할 게 아니라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가하락이 실제 제품가격을 떨어뜨려 가계의 소비여력을 늘릴 수 있어야만 실제 소비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소비심리와 투자심리를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최근 1년 반 사이 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물가가 떨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장과 민간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낮다는 것은 경제주체들 사이에서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정부가 좀더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써야 한다. 한은도 매파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물가가 오르길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