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 때 머리 감는 ‘창포’ 우리 것 맞아? _슬롯 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_krvip

단오 때 머리 감는 ‘창포’ 우리 것 맞아? _오늘 포커 월드컵_krvip

단오(端午) 때 머리감기 등의 행사에 사용되는 '창포'의 대부분이 유럽이 원산지인 '노랑꽃창포'여서 세시풍속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특히 '노란꽃창포'는 잎이 창포를 닮았다는 이유 만으로 '창포'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뿐 사실은 우리 고유의 '창포'와는 전혀 다른 품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5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매년 음력 5월5일 단오를 전후해 전국에서 노란 꽃이 달린 창포물로 머리감기 체험행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노란꽃창포(학명:Iris pseudacorus)'로 선조들이 사용하던 창포(Acorus calamus)와 전혀 다른 품종이다. 붓꽃과 식물인 노란꽃창포는 유럽이 원산지로 잎이 창포를 닮아 이름이 붙여진 반면 창포는 천남성과 식물로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또 붓꽃과 식물의 학명에는 외국여성의 이름에 흔히 쓰는 'Iris'가 들어가지만 창포는 접두어 'a-'와 꽃이 볼품 있다는 의미의 '-corus'가 합쳐져 표현된다. 보라색 꽃을 피우는 붓꽃과의 꽃창포 역시 창포와 혼용되고 있다. 창포는 치네올(cineol)이라는 독특한 향기와 아사론(asarone)이라는 항균.살충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옛날 여자와 어린 아이들은 단오를 전후해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했으며 남자들은 창포 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녔다. 본격적인 농사를 앞두고 세균과 해충에 맞서 겨울 동안 약해진 몸의 면역력을 일시적으로나마 보강하려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밖에 창포주는 식욕증진, 진정, 피로회복 등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창포의 독특한 향을 뱀이 싫어해 장독대 주변에 심기도 했다. 창포는 연못, 호수 등 습지에 서식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120㎝까지 자라지만 도시화 등으로 자생지가 줄어들면서 도시 근교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희귀식물이 됐다. 국립수목원 신창호 박사는 "항균.살충 성분이 없는 노란꽃창포로 머리를 감는 것은 흉내내기에 불과하다"며 "창포 성분이 함유됐다는 샴푸나 비누 광고조차 노란색이나 보라색 꽃이 달린 꽃창포가 등장하는 등 대부분 창포와 꽃창포를 혼동해 쓰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